[제 아내를 소개합니다] 아니 제 아내가 될 사람을 소개합니다. 불구덩이 속에서 사진을 찍고 있던 나를 찾아낸 여자 잿더미 속에서 울고 있는 나를 찾아낸 여자 다르게 생긴 나를 경계하면서도 컵라면 하나에 저 사람도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 여자 거지왕자라 이름 붙이고는 혼자 마음 설레여 하면서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못 볼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혹시 김재중씨 아니세요?"라고 물어 내 명함을 받아간 여자 내가 찍는 사진들과 내가 쓰는 글들에 도대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며 맥주 한 잔 하자던 여자 남들은 틀리다고 말하는 조금 다른 나를 이해해보려 다가온 여자 불과 5시간의 대화만으로 나를 빠져나올 수 없는 사랑에 빠트려버린 여자 겨우 하루 만에 이미 서로 불같은 사랑을 함에도 내가 가진 아픔 속에서 아플까봐 멀리하고 싶었던 여자 그렇게 또 단 하루 만에 이별을 해야만 하도록 만든 여자 그 아픔 속에서, 그 잿더미 속에서 다시 눈물 흘리고 있는 내게 내 가슴 열어달라며 "똑똑" 문자메세지로 노크한 여자 다시는 아픈 상처를 내 스스로에게 주지 않기 위해서 결혼이라는 것을 다시 꿈꾸길 포기해버린 내게 더 이상 앞도 뒤도 볼 것 없이 "사랑해"라는 말이 튀어나오게 만들어 버린 여자 글을 쓰는 내게 아무 말 없이 만년필을 가장 먼저 선물하는 여자 불과 2주를 불같이 사랑하고 1주일의 우연치 않은 공백시간동안에 250장에 달하는 편지를 쓰게 만든 여자 그 편지의 결말이 프로포즈로 끝맺음 될 수밖에 없게 만든 여자 그 프로포즈에 3시간을 울어줄 수 있는 여자 작은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여자, 작은 배려들을 누릴 줄 아는 여자 한 여자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만들 수 있었던 김재중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여자 김재중에게 결혼, 죽을것 같은 그 고비들과 과정들이 다시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도록 만드는 여자 김재중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리고 있는 여자 김재중이 펼칠 이상을 김재중보다 더 잘 이해할 여자 조언자를 넘어 조력자가 되어 줄 여자 큰 사람 김재중으로 만들어가는 참으로 큰 여자 내 못난 구석을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여주고 싶은 여자 내 못난 구석에 자기가 아픔에도 그걸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여자 그녀의 아픔까지도 보듬어 안을 수 있도록 만드는 여자 젖가슴은 확인도 못한 채 "가슴"이 아름다워 사랑하게 만드는 여자 갈비뼈를 뜯어내서라도 내 가슴 다 열어주고 싶은 여자 한 달도 만나지 않았음에도 10년을 살아온 아내 같은 여자 미간의 흉터까지도 나를 닮아 있는 "김재중"같은 여자 생또라이 인간 말종 "김재중"에게 어울리는 또라이 같은 여자 왜 자기를 사랑하기 시작했느냐는 말에 "나 닮아서!"라고 말하게 만드는 여자 김재중이 "김재중!"하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여자 대화의 한계가 도저히 어디까지인지 모르게 대화가 가능한 여자 몸둥아리 어딘가 "김재중"이라고 새겨져 있을 것처럼 나를 위해 만들어진 여자 울 줄 아는 나에게 어울리는 울 줄 아는 여자 울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나와 동시에 말하는 아버지가 있는 여자 어디가 끝인지 모르게 서로 닮은 부분을 리스트로 만들어 봐도 도대체 끝이 나지 않는 여자 같이 죽을 수만 있다면 오늘 당장 죽어도 좋을 여자 영화 속 사랑이야기를 가소로워 할 수 있는 나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여자 "여자"라면 버티기 힘든 내 아픔 속에 집어넣으면 오히려 내 아픔 속에 "함께"여서 행복해 할 줄 아는 여자 세상 사람들이 못난 부분이라고 하는 부분까지도 날이 갈수록 사랑스럽게 보이는 그런 여자 세상을 알고 착하기 힘들고, 착하면서 세상을 알기 힘듦에도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여자 세상의 아픔을 돌아볼 줄 아는 여자 예쁜 것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여자 "나 닮았네!"라고 나를 보며 말씀하시는 아버지를 가진 여자 자기와 똑같음에도 나를 존경해 줄 수 있는 여자 한 달도 되지 않은 만남이지만 내 아내로 소개할 수 있는 여자 어떤 사이냐는 3자의 질문에 "제 신랑"이라고 나를 표현하는 여자 아직도 해야 할 표현이 무궁무진하게 많은 여자 제 아내는, 아니 제 아내 될 사람은 그런 여자입니다.
이별 뒤에 ;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글 김재중 사진 생략
Commen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