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스키니 바지 빨간색의 쫄티 할리 데이비슨에 어울릴 법한 까만 가죽점퍼 갈색 웨스턴 부츠 까만 중절모에 위아래로 기른 수염 그리고 손에는 고서점에서 구한 한문으로 표지가 도배된 빛바랜 소설책 한 권 만년필 꽃힌 가죽수첩 하나 작은 어린이공원에 앉아 한 시간 여 책을 읽다가 웨스턴 부츠의 굽으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불 붙히지 않은 곱상한 던힐 나노컷 담배 한 개비 물고는 유유자적 공원을 가로질러 나왔다. 공원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범생 스타일의 직장인도 내 나이이거나 한 두 살 많아보이던 아줌마들의 수다도 어느새 모두 내게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나는 공원을 빠져나와서야 담배에 불을 붙혔다. 양아치도 아니다. 모범생도 아니다. 양아치와 모범생을 아우르는 모험생이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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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다시 태어난다면이라 묻게 된다면 모범생 : 좀 다른 인생을 꿈꾼다. 모험생 : 모험생의 길을 다시 제대로 걷고 싶어한다. 다만 대부분의 예술인들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서 아쉬워하지만 그래도 꿈꾸었던 그 꿈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내게 다시...
모범생 : 다루기 쉽게 생겼다. 모험생 : 괜히 말 걸었다가는 귀찮아질 것만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범생을 좋아한다. 자기들이 다루기 쉽다는 이유로. 그리고 자기들이 다루기 쉽도록 모범생이길 강요한다. 글/사진 김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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